거래가 잘되는 시절이든 안 되는 시절이든 빨리 팔리는 집이 있고 잘 안 팔리는 집이 있습니다. 급하게 팔아야 할 때는 가격을 내리면 잘 팔리기도 하겠지만 요즘처럼 거래가 없을 때는 가격을 내린다고 빨리 팔리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그나마 수월하게 팔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집을 매도할 때는 가능한 많은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는다
집을 살때 주변 부동산 여러 군데 문의를 하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집을 팔려고 내놓은 매도자들에게 매수 문의가 많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 반대로 집을 팔 때는 근처 부동산에 최대한 많은 곳에 매물을 내놓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들은 보통은 전산으로 연결되어 있어 부동산끼리 연계해서 중계를 하는데 내가 팔고 싶은 집을 모든 부동산에 단독 매물로 주면 부동산 입장에서는 매수자 수수료와 매도자 수수료를 모두 취할 수 있어서 수익성이 좋아집니다. 그러니 가급적 발품을 팔아 주변 모든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직접 찾아가서 내놓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3~4킬로 떨어진 지역 부동산에 내놓은 적도 있으며, 집 근처가 아닌 거리가 좀 떨어진 부동산에서 매매계약을 성사시킨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 부동산에 자주 연락하여 내 매물을 각인시킨다
부동산에는 매물이 여러개 접수되어 있으므로 내 매물이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동산을 다녀보면 계약 성사를 잘 시키는 부동산이 있는데, 매물을 내놓을 때는 어느 곳이 그런 곳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집 근처 부동산이라면 오며 가며 들러서 음료수도 사다 주고 좀 먼 곳이라면 한 번씩 전화를 해서 나와 내 매물을 각인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거래가 뜸할 때는 가격을 내려도 거래가 잘 되지 않는데 내 매물마저 누락되면 거래 성사는 요원해집니다. 딱 십 년 전쯤 지금보다 거래가 심각하게 가뭄일 때 입주를 위해 살던 집을 매도해야 했습니다. 물론 원하는 가격은 포기했었고 입주기간에 늦지 않게 거래를 희망했는데 그때 매물을 내놓은 부동산 중 몇 곳을 선정해서 거의 매일 들렀습니다. 가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부동산 사장님과 친해지려 노력했고 입주기간에 맞춰 집을 매도할 수 있었습니다.
3. 집을 깨끗하게 정리해서 보여준다
집도 상품입니다. 집을 팔때는 매수하고자 하는 사람이 보러 오겠다고 연락이 오면 무조건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집도 깨끗하게 정리해 놓아야 합니다. 등은 모두 켜서 밝게 해 놓고 잡동사니 등은 모두 집어넣어서 최대한 집이 넓어 보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현관 입구에는 좋은 향이 나는 방향제도 살짝 뿌리고 현관의 신발 등은 모두 정리해서 깔끔한 상태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이건 당연한 건데 상품의 상태가 좋아야 살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4. 가격 협상에 기분 나빠하지 말고 적극 나선다
혹시 집을 보고 간 후에 부동산에서 깍아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꼭 팔아야 한다면 가능하면 잘 응대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태라 크게 손해 보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래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 때 파는 것이 유리하다면 깎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번 가격을 조정해주면 부동산에서 그 가격이 최종 가격이라 인식하고 다른 매수자에게 소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경우 거기서 또 조정을 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가계약이라도 한다면 그 조건으로 얼마까지 조절해 주겠다라고 말합니다.
5. 부동산에 복비를 후하게 주겠다고 말한다(예:복비 따블)
부동산 거래가 잘 안될때는 정말 몇 개월이고 연락이 한번 안옵니다. 그래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자주 찾아가게 되면 어느 정도 부동산의 대응 방법이나 내 매물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그중 괜찮은 부동산을 골라서 복비를 두배로 주겠다고 제안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복비는 절대 깍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왜 그러냐면 부동산 거래의 키를 쥔 분들이 바로 부동산 중개인들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다녀보면 의외로 넓은 인맥과 능력치를 가진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분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면 어려운 시기라도 운 좋게 쉽게 거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거래가 잘 안 되는 시기에 복비를 두배로 그것도 자기 매물로 받게 되면 사무실 운영에 큰 도움이 되므로 내 매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위에서 말한 십 년 전 거래도 복비를 두배로 드리겠다고 했고 부동산 사장님이 다른 지역에서 매수자를 만들어 오다시피 해서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6. 미신적인 방법
마지막으로 효과를 입증할 수 없는 미신적인 방법인데 저는 그동안 계속해왔기에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집에서 쓰는 큰 가위에 실타래를 묶어서 신발장에 걸어두면 집이 빨리 나간다고 어르신들께 들어서 저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따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매우 번거로운 일도 아니기에 속는 셈 치고 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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