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미국의 SVB 파이낸셜 그룹이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60%가량 하락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은행주 섹터가 4% 이상 하락했고 주요 금융 주식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예금 증대를 위해 시중은행 대비 두 배가량 높은 이자율 제공
SVB 파이낸셜은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 소재의 금융지주회사입니다. 주요 자회사에는 실리콘 밸리 은행이 있습니다. SVB 고객은 대체로 테크 기업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SVB은행의 2021년 자산 규모가 2020년에 비해 두배로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자산이 증가한 이유는 SVB가 예금 증대를 위해 예금에 대해 더 높은 이자를 제공했는데 작년 4분기 기준으로 평균 예금 금리가 2.33%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엄청 상승했지만 아직까지 큰 유동성으로 인해 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1%를 넘지 않는 상황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0.96%의 예금금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달된 예금을 대부분 국채 등 유가 증권으로 운용
이렇게 조달된 예금을 대부분 국채 등 유가 증권으로 운용했는데 매도가능증권 및 만기 보유증권의 듀레이션은 각각 3.6년과 6.2년이었습니다. 이렇게 예금을 조달하고 자산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국채 금리가 낮은 상황이었고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매도가능증권 및 만기보유증권은 금리상승으로 인해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회계상 손실로 바로 반영되지 않고 보유증권을 매도 시 반영된다는데 있습니다.
예금 인출이 증가하면서 투자자금 손실을 기록
최근 고객 예금이 감소하고 예금 인출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평가손이 나던 투자자금을 어쩔 수 없이 매도하게 되고 이로 인해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연결되게 되었는데, 큰 평가손이 알려지면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고객들의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SVB는 약 2조 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되면서 이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간단하게 요약정리를 하자면
- 무리한 예금유치
- 유치한 자금의 국채등에 투자
- 금리인상기와 겹치면서 대규모 평가손
- 예금인출로 인한 유가증권 매도로 평가손 회계 반영
- 뱅크런 우려로 유상증자 결정
- 주가 하락
이번 SVB 사태가 뱅크런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다른 시중은행들의 뱅크런으로 확산될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에 수많은 지역 소형 은행들이 SVB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듯 보이며, 대형은행은 자금관리가 잘 되어있어 이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가 불거진 가장 큰 이유는 매크로 환경에 있으며 바로 현재 진행 중인 미 연준의 금리 인상입니다. 앞으로 남은 금리 인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점차 이런 금융 리스크들이 더 불거져 나올 것이고 작은 불씨가 금융 위기등을 불러올 수도 있을 텐데 연준의 다음 행보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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